아이와의 하루가 끝나갈 무렵, 문득 아이 입에서 튀어나온 한마디가 가슴을 찔렀습니다.
“엄마는 왜 맨날 나한테 화만 내?” 그 순간, 시간이 멈춘 듯했습니다.
바쁘고 피곤한 하루 끝에, 숙제 하나 제대로 안 했다고 아이에게 짜증을 냈던 저였지만,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이건 단순한 투정이 아니었어요. 아이는 내 감정이 자신에게 향하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었던 겁니다.

우리는 종종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아이에게 감정을 쏟아냅니다.
아이의 잘못을 고치기 위해서라고, 부모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하면서요.
하지만 그 속엔 우리가 해결하지 못한 ‘내 감정’이 뒤섞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그날 그렇게 아이에게 화를 냈던 이유를 곱씹어보니,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 쉴 틈 없는 집안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쌓인 피로감이 뒤엉켜 있었습니다.
결국 아이가 한 잘못보다,
‘내가 감당하지 못한 감정’이 먼저 터져나온 것이죠.

아이에게 “엄마도 오늘 좀 힘들었어”라고 말해봤습니다.
처음엔 무심히 듣던 아이가, 잠시 후 제 손을 잡더군요.
“엄마 나도 미안해. 나도 짜증냈어.”
우리가 기대하는 건 ‘올바른 행동’이지만,
아이들이 진짜 배우는 건 ‘감정을 어떻게 나누느냐’입니다.
‘잘못했으니 혼나야 해’가 아니라, ‘어떤 마음이었는지 듣고 싶다’는 태도에서
아이들은 신뢰와 안정감을 배웁니다.
그 후로 아이가 실수했을 때
“너 지금 속상해서 그런 거야?” “혹시 오늘 뭔가 힘들었어?”라고 먼저 물어보려 노력합니다.
물론 매번 쉽진 않아요. 저도 사람인지라, 버럭 소리를 낼 때도 있거든요.
하지만 아이와 나 모두,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건 분명 느낍니다.

감정조절은 어른도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이에게만 항상 침착하고 얌전하길 바라죠.
어쩌면 부모로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내 감정을 인정하고, 돌아보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엄마도 가끔 너무 힘들어. 그래서 너한테 미안해.”
그 말 한마디가 아이에게는 마음의 안전망이 됩니다.
우리는 완벽한 부모가 아니라, 함께 자라나는 사람일 뿐이니까요.
오늘 하루도, 아이와의 대화 속에서
내 감정부터 살펴보는 연습을 해보면 어떨까요?
'오늘도 함께 크는 중'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내 말 안 듣는 아이, 진짜 이유를 몰랐어요” (0) | 2025.06.22 |
|---|---|
| “애 키우면서 내가 제일 많이 한 말, 미안해였어” (1) | 2025.06.20 |
| “그날 아이는 그냥 울고 싶었던 거예요” (0) | 2025.06.16 |
| “동생만 챙기는 거 아니야, 너도 소중해” (0) | 2025.06.14 |
| “화를 내는 건 널 미워해서가 아니야” (0) | 2025.06.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