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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함께 크는 중

“그 말은 네가 아니라, 감정이 한 말이었구나”

by 수학마법사 2025. 6. 12.

아이의 말이 너무 거칠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엄마 때문에 다 망했어!”

“아빠가 싫어, 다 싫어!”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화도 나고, 서운함에 말이 막히죠.

하지만 그 말이 진짜 아이의 마음일까요?

그 순간 우리는, ‘왜 저런 말을 했을까’보다는

‘어떻게 하면 멈추게 할까’에 더 마음을 쏟곤 합니다.

그런데요, 아이의 거친 말 이면엔

그보다 더 깊은 감정이 숨어 있다는 걸

저는 상담실에서 비로소 배우게 됐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인 우리 아이는

평소엔 순한 편이지만, 감정이 폭발하면

거침없이 소리를 지르고 문을 쾅 닫아버립니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어요.

게임 시간을 줄였더니, 아이가 갑자기

“엄마는 맨날 나만 못하게 해!”

하고는 방으로 들어가버렸죠.

그 말에 욱해서 따라가며

“말버릇이 그게 뭐야?” 하고 쏘아붙였고,

결국 서로 얼굴도 안 보고 하루를 보냈습니다.

다음 날, 학교 가기 전 아이가 말했어요.

“엄마, 어제는 내가 화나서 그랬어. 진짜 그런 뜻은 아니었어.”

그제야 저도 알았죠. 그 말은, 아이가 아니라 감정이 한 말이었다는 걸요.





그 뒤로는 아이가 거칠게 말할 때

곧바로 말투를 고치게 하기보다

“화났구나. 뭔가 많이 속상했겠다.”라고 먼저 말해주기로 했습니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아이가

자기 마음을 조금씩 말로 풀기 시작했어요.

“그냥... 너무 하고 싶은 걸 갑자기 못하게 해서 속상했어.”

이렇게요.

아이의 감정이 터질 때마다

그 말만 듣고 반응하기보단

그 안에 숨어 있는 진짜 감정을 찾아주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따뜻한 공감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물론 매번 그렇게 여유 있게 대처하진 못합니다.

여전히 저도 서운하고, 욱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아이가 화를 낼 때

“그건 네가 나빠서가 아니라, 감정이 한 말이었구나”

하고 생각하면, 한 발 늦게라도 공감할 수 있게 됩니다.

부모도 아이처럼 감정에 휘둘릴 수 있고,

아이도 부모처럼 후회할 줄 아는 존재입니다.

서로의 감정을 알아봐주는 그 순간,

말보다 마음이 먼저 닿게 되는 것 같아요.

오늘도 우리는 그렇게, 함께 자라고 있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