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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함께 크는 중

“엄마는 네가 그렇게 속상한 줄 몰랐어”

by 수학마법사 2025. 6. 8.


아이의 감정폭발, 그 순간 우리는 종종 당황하고, 무력해집니다.

특히 초등 고학년이나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이 갑자기 소리치거나, 물건을 던지는 모습을 보면

‘내가 뭘 잘못했나?’라는 자책과 동시에, ‘왜 이렇게까지 하지?’라는 의문이 밀려오죠.

며칠 전, 큰아이가 숙제를 하다 말고 갑자기 소리쳤습니다.

“왜 맨날 숙제 숙제야! 나도 하고 싶은 거 있단 말이야!”

그 순간 저도 놀라고 화가 났어요.

“그럼 하지 마! 네 맘대로 해!”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참았어요. 이번엔 다르게 해보자고 마음먹었거든요.






조금 숨을 고르고, 조용히 다가가 물었어요.

“많이 속상했구나. 오늘 하루 어땠어?”

아이는 눈을 피하더니 울먹이며 말했어요.

“학교에서도 선생님한테 혼나고, 친구랑도 싸웠어… 근데 집에 와서 또 숙제하라니까… 힘들었어.”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이의 감정 폭발은 결국 하루 종일 쌓인 감정의 끝이었던 거죠.

우리가 보는 건 ‘결과’뿐인데, 그 뒤에 쌓인 ‘이유’를 보지 못했더라고요.

아이와의 갈등을 줄이는 데 가장 먼저 필요한 건,

‘왜 이 아이가 지금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을까?’를 질문하는 거였어요.

혼내기보다 먼저, 알아주고 기다려주는 일.






물론 매번 이렇게 차분할 수는 없죠.

우리도 지치고, 감정이 올라올 때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감정이 올라오기 전에 미리 연습하는 게 도움이 됐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와 하루 일과를 정리하는 시간을 만들었어요.

잠자기 전 10분, 조용히 누워서 “오늘 뭐가 제일 좋았어?” “뭐가 힘들었어?” 묻는 거죠.

이 작은 습관이 아이의 감정을 미리 꺼내주고,

크게 폭발하지 않게 도와줬습니다.

또 한 가지는,

‘숙제’나 ‘정리’처럼 갈등이 자주 생기는 순간에는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는 방식으로 접근했어요.

“숙제 30분 먼저 하고 쉴래, 아니면 10분 쉬고 숙제할래?”

이렇게 하면 아이는 통제받는 느낌이 줄어들고, 스스로 조절하는 힘도 생깁니다.






결국 아이의 감정폭발은 ‘문제’가 아니라 ‘신호’였습니다.

그 신호를 이해하려는 시도만으로도

아이와의 관계는 조금씩 달라지더라고요.

그날 이후, 우리 아이는 여전히 가끔 감정이 격해지지만

이제는 더 빨리, 더 솔직하게 마음을 꺼내 보여줍니다.

그리고 저도, ‘감정적인 반응’보다는 ‘정서적인 연결’을 선택하게 되더라고요.

어른도 아이도, 이해받고 싶을 뿐입니다.

오늘도 그 마음 하나로 아이에게 다가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