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또 부딪혔습니다.
아침부터 서두르라 재촉했는데, 아이는 멍하니 앉아만 있었죠.
“시간 됐다니까 왜 말을 안 들어!” 결국 목소리가 높아졌고, 아이는 울먹이며 교복을 입기 시작했습니다.
학교에 데려다주는 차 안, 우리는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창밖을 바라보던 아이의 눈은 축 처져 있었고, 저는 핸들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아침부터 이렇게 시작하면 안 되는데…’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아이를 등교시키고 돌아오는 길,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아이는 내가 왜 화를 냈는지, 이해하지 못했을까?”
저는 ‘지각하면 안 되니까’, ‘시간 약속은 중요하니까’ 화를 냈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그저 갑자기 버럭하는 엄마였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종종 ‘이건 당연히 알겠지’ 하는 마음으로 화를 냅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직 그 ‘당연함’을 배우는 중일 뿐입니다.
그날 저녁, 아이에게 말문을 열었습니다.
“엄마가 오늘 아침에 화낸 거… 너는 왜 그랬다고 생각했어?”

아이는 잠시 망설이다가 조용히 말했어요.
“몰라… 그냥 무서웠어.”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습니다.
아이의 입장에서 보면, 상황의 맥락보다 감정의 크기가 더 강하게 남는 거였죠.
“엄마가 너를 혼내려는 게 아니라, 너무 급해서 그랬어.
너를 나무라려는 게 아니라, 같이 나가야 해서 조급했던 거야.”
말을 하면서도 참 부끄러웠습니다.
왜 나는 이런 걸 늘 지나고 나서야 설명할까.

그날 이후, 저는 화가 나도 잠시 멈춰보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말해줍니다. “엄마가 지금 왜 이런 감정인지, 설명해줄게.”
감정은 나쁜 게 아니지만, 설명되지 않은 감정은 때로 공격처럼 느껴집니다.
아이는 엄마의 마음을 모른 채, 자기 탓으로만 여기게 되죠.
우리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위로는
화내는 순간조차도 ‘이 감정은 너를 향한 미움이 아냐’라는 걸 알려주는 겁니다.
아이는 오늘도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엄마라는 이름으로 함께 자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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