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기분이 안 좋았어요.
딸아이는 등교 준비도 하지 않은 채 방에서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있었죠.
"너 학교 늦겠다니까!" 소리치고 나니, 문이 쾅 닫히는 소리가 집을 울렸어요.
그 순간, 저도 같이 문을 닫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춘기라는 단어,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감정은 따라가지 않더라고요.
말 한마디에 발끈하고, 눈을 마주치면 피하고,
어느 순간부터 딸과 나 사이에 ‘거리’라는 단어가 들어온 것 같았어요.
아이를 키운다는 게 이런 건가, 혼란스러웠습니다.

며칠 전, 상담 선생님과의 면담 자리에서 딸아이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엄마는 늘 내가 부족한 것만 본다구요.”
그 말을 전해 들으며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했어요.
나는 잘하라고 말했을 뿐인데, 아이에겐 ‘부족하다’는 말로 들렸던 거죠.
그날 밤, 조용히 딸아이 방 앞에 쪽지를 두었어요.
‘너를 혼내려고 한 게 아니었어. 엄마가 서툴러서 미안해.’
아이의 반응은 없었지만, 다음날 아침 처음으로 딸이 인사를 했어요.
“엄마, 나 오늘 좀 일찍 나갈게.”

아이에게 감정을 가르치기 전에,
먼저 내 감정을 살펴야 한다는 걸 요즘 느껴요.
감정은 숨긴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결국 말과 행동으로 흘러나오니까요.
그게 때론 아이를 다치게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제는 딸아이가 방에 틀어박히면,
먼저 문을 두드리기보다, 나부터 마음을 열려고 합니다.
‘오늘 하루 어땠을까?’ ‘무슨 말이 듣고 싶을까?’
그 생각을 하면, 말투도 눈빛도 달라지더라고요.

사춘기 아이와의 거리는 물리적인 것보다 마음의 거리라는 걸 깨닫고 있어요.
그리고 그 거리를 좁히는 시작은 결국,
부모의 용기 있는 ‘한 걸음’이라는 것도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서로 서툴러도 함께하려는 마음이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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